가기도하고먹는대로/감성플러스(문화생활)

[도서]어른은 겁이 많다를 읽고

루이집사 2019. 3. 26. 02:38


처음 이 책을 접할 때 무슨 내용인지, 무슨 글인지 궁금했다. 사실 대충은 알고 있었다
필자도 한살 한살 나이 먹어갈 때마다 두려움이 늘어가고, 두려움과 한계때문에 할 수 있는게 줄어든다는 걸 깨닫는다.
그런 두려움을 이 책에선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한권 구매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인생, 그리고 사랑, 이별에 대한 글이 담겨져 있다.
그 많은 페이지 중에 내게 공감이 되고, 많은 생각을 가지게 만든 구간이 있었다.
그 페이지를 읽고 든 생각을 여기서 정리해보려고 사진찍었다.


#괜찮아 울어도 돼

라는 구절을 보고 흠칫 멈추게 되었고 한문장 문장마다 내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나는 공시생이자, 취준생이다.
그래서 아직은 모든게 서툴고 뭔가를 해도 매번 처음인것만 같은 경험, 또 낯선 이 경험을 언제까지해야 끝이 날까
불안함과 낯선느낌은 내게서 스트레스 그 자체였다.
나는 낯선것을 매우 싫어하는데다가 처음과 시작을 두려워하고, 불확실하고 불명확한것들은 내게 두려움이였다.
그래서 사람을 처음 만나 친해지는 거에 굉장히 오래 걸리고, 매일 세우는 나의 계획들은 완벽히 다 끝내야만 마음이 편해진다.
어느 하루, 계획대로 하기 싫은 그 하루가 있지 않는가
내게도 그런 날이 있었다. 해야할 것을 꼭 해야만 하는것을 알고있었다.
하지만 해야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유없이 하기싫어서 쉬고있는데도 쉬는 것 같지 않았다.
그날 밤, 나는 편히 자지 못했다. 겨우 잠들어도 수없이 뒤척이고 더욱 우울해지다못해 평소보다 스트레스가 늘었고, 마음속에 조금이나마 있던 여유가 무언가에 자리를 빼앗겨 아예 사라진것처럼 불안함이 더욱 늘었다.
정말 쉬어도 쉰것같지 않은 이상한 하루였다.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걸 좋아하는 나에겐 지금 내 상황들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나의 한계를 수없이 느끼고, 낯선상황을 자주 마주해서 하루하루 버겁고 힘이 드는 요즘,
매 순간 혼자로 남겨질 때마다 이유없이 울 때가 많다 아니 이유가 있는데 내가 모르는것일 수도 있다. 너무 힘들어서 그런걸까 아님 불안해서? 스트레스 받아서? 무엇때문인지는 정확히는 모른다. 그냥 어느 순간 마음이 무너지는게 느껴져서 울다가 다음날이면 안울었던것마냥 돌아오려고 애쓴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 하루도 무너질테니까말이다.
요즘들어 그 빈도가 너무 늘었다. 이러면 안되는것을 알면서도 왜이럴까 싶다 매번 자책해도 잘 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맘편하게 죄책감없이 울었더니 괜찮아졌다. 그래서 오늘 굉장히 오랜만에 산뜻한 느낌을 받았다.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질 때마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나를 끌어올려준다. 지쳐 힘들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기프티콘을 보내주면서 힘내라고 하고, 또 힘든걸 티내지 않아도 알아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더욱 더 힘이 내야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나는 누군가에게 힘들다는 말을 잘 하지 못해서 그런지 말안해도 알아줘서 더더욱 고마운 마음뿐이다

난 정말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다.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도 고맙게도 좋은 사람들이 먼저 내곁에 다가와서 오랫동안 머물러준다.
처음만난 사람들과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은 하나같이 “너의 곁엔 좋은사람들만 많이 있는것 같아서 부러워” 혹은 “너는 신기하게도 누군가를 만나던 그사람들과 오래가는것 같아” 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이유를 물을 때마다 나는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아마 그들은 내 곁을 떠날 이유가 아직은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요?”
그럴 때 마다 그들은 웃으면서 “에이 네가 좋은사람이라 그래” 라고 말해줬었다.

내 자신이 좋은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뭔가 좋은사람들이 나를 좋은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게 더 맞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이 먼저 나에게 너무 잘해줘서, 나도 또한 자연스럽게 그사람한테 잘하고 싶고, 고마운마음을 항상 전해주고, 서로 티키티카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사실은 나도 신기하다. 내가 낯가려서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에서 어느순간 누군가에게 가장 편한 사람이 된다는게
그들의 기억속에 내가 있다는것도 신기하고, 그들이 나를 알다못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이 더 신기하다.
심지어 또 가족들도 내가 그 가족의 일원이라는것도 신기하다. 좋은부모님, 동생들 그리고 나의강아지 루비까지도말이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게는 그것들이 당연하지가 않아서 그럴 수 있겠다.
그래서 모든 관계를 더욱 더 소중히 생각해서 그런지 매사에 항상 조심스럽다.
마치 내손에 있는 보석이 흠집나지 않고, 떨어뜨리지않으려는 것처럼.

빨리 취업해서 밥 거하게 한끼 쏘면서 늘 고마웠다고, 지금까지 내곁에 있어줘서, 또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과 함께
힘들고 암울한 지금이 과거가 되어서 웃으면서 얘기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사실 그 말을 전하려고 하루하루를 버틴다해도 과언이 아니다.